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커뮤니티

업무사례

23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기소중지 사건. 피의자가 입국하지 않고 해결한 사례

관리자 2022-09-15 조회수 29




오늘은 오랫동안 기소중지사건(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사건이 저희 법무법인을 통해 23년만에 해결된 사례를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참고로 의뢰인께서는 1998년 미국으로 출국하고, 현재까지도 미국에 거주 중인 상황이며 이 사건을 해결하기위해 한국에 입국을 하지 않았고, 경찰이나 검찰에 출두하여 조사도 받지 않고 사건은 종결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차근차근 보여드리겠습니다.





1. <사건 위임 당시 의뢰인의 상황>



미국에 계신 의뢰인께서 사건을 문의해 주신 것은 2021. 1월 경이었습니다. 상당히 날이 추웠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그 당시 의뢰인께서는 "미국에는 1998년에 들어왔고, 영사관에서 여권갱신을 하다가 기소중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소인이 누구인지 무슨 사건으로 기소중지 된건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이 사건을 해결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문의를 드린다"고 말씀을 주셨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은 현재 미국에서 불법체류자신분이라 한국에 입국하지도, 비행기를 타지도 못하는 상황이셨죠.



결론적으로 기소중지가 되어 있다는 점 이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계신 상황이셔서 사건에 대한 정보부터 확인해야 했습니다. 저는 사건번호부터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는 본인이 아니더라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으로도 사건번호 조회가 가능했는데, 3년 전 1301검찰콜센터가 설치된 이후로는 아무리 변호인이라도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로 그 사람의 사건을 조회하는게 불가능해졌습니다. 기소중지는 여러개의 사건이 걸려있는 경우가 많아서 모든 사건을 조회해서 해결해야하는데,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해진게 아닙니다.



여하튼 여러 방법을 통해 사건번호를 조회했고, 다행히도 단 하나의 사건만 기소중지처분이 내려져 있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문제는, 이 사건의 사건번호가 1998형제XXXX로 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형제"는 검찰에서 사건번호를 표기하는 방식이며, 1998은 사건이 접수된 년도를 나타냅니다. 즉 1998년도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한편, XXXX는 고유사건번호인데, 사건이 특정될 수 있어서 본 글에서는 삭제했습니다.



23년 전의 사기사건에, 고소인도 사건 내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건을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사건번호를 조회했으니, 본격적으로 사건을 조회해 봐야겠죠^^





2. <고소장 정보공개청구, 고소인 인적사항 조회>




우선 고소장부터 정보공개청구 했습니다. 사건번호가 특정되어서 고소장을 확보하는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고소장 정보공개청구 후 확보까지는 10일정도가 소요 된 것 같습니다.







20년이 지난 사건이어도 고소장은 검찰청 보존계에 편철되어 있습니다. 고소장을 보니, 피의자가 1998년 일하던 직장에서 빌렸던 돈을 갚지 않고 이후 연락 두절이라는 내용으로 사건이 기재되어 있었죠. 의뢰인께 고소장을 PDF파일로 보내드렸는데, 사건 내용을 정확히 기억을 못하시더라구요. 고소인 이름도 모르시고, 연락처도 모르셨습니다.



저는 기소중지사건을 전담하고 계신 형사팀장님과 함께 이 사건에 대해 말씀을 나눴는데, "미입국 종결처리 가능한 사안이다. 다만, 고소인 연락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20년이 지난 사건이라 고소인의 연락처가 분명 바뀌었을 것 같다. 재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합의가 필요해 보이는데 현재 할 수 있는 방법은 이뿐이니, 시도는 해보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개인정보보호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관공서를 통한 고소인의 정보를 확보하는건 쉽지 않습니다. 저는 승계검사실에 전화하여, 이 사건에 대해 설명 드렸고 고소인의 연락처 등 인적사항공개를 요청드렸습니다. 당연히 검찰청에서도 난색을 표했는데, 다만 검찰청 민원실을 통해 정식으로 기록 열람신청을 하면 고소인과 연락해보고 회신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죠.






정말 다행히도 위 방법으로 고소인의 연락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고소인과 연락을 취하여 그간의 일에 대해 설명드렸고 고소인도 합의에 동의하였습니다.



고소인과의 합의까지 이끌어 냈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검찰청과의 업무를 시작해야겠죠?






3. <검찰청에 재기신청>




원칙적으로 기소중지된 사건은 피의자의 소재발견이 있어야만 재기가 됩니다.



즉 한국에 입국해서 조사를 받아야 기소중지가 풀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모든 피의자가 한국에 입국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피의자의 입장에서는 입국하여 피의자 조사를 받고 일반 형사소송절차로 진행하는 것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다른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고 "재기신청서"를 접수하여 사건을 종결하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는 몇 년 전부터 시행되온 "기소중지 재외국민 특별자수기간 운영"과도 연결이 되는 내용인데, 즉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 중 기소중지처분이 내려진 사람에 대한 일종의 구제정책과도 연결이 되는것 입니다.



이 자리에서 설명드리기엔 복잡한 내용이긴 하나 간략히 설명드리면, 기소중지는 피의자의 소재를 발견하지 못해 피의자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내려지는 검사의 처분이므로 피의자에게 죄가 있는지 없는지와는 무관하게 내려집니다. 때문에 억울하게 기소중지처분이 내려진 사람이 많을 수 밖에 없고 이들에 대한 제재도 강력(체포영장발부, 여권반납명령 등)하기 때문에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기소중지사건을 해결하기위한 방법은 원칙적으로 입국하여 경찰조사를 받아야함이 원칙이나, 재기신청서를 접수하는 것만으로도 사건은 재기가되고 종결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재기신청서를 접수한다고 사건이 재기되지는 않고 재기 요건을 충족해야만 사건은 재기가 되며 그 요건은 매우 엄격합니다. 그 사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고소인과의 합의입니다. 물론 합의 이외에도 많은 요건들이 필요하지만 핵심이 합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죠.



몇 달동안 재기신청을 위한 요건들을 모았으니 이제 재기신청서를 작성해야겠죠?



재기신청서에는 신청인의 인적사항과 대리인의 주소가 기재됩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의뢰인의 특성상 주소는 변호사사무실로 기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신청취지가 정말 중요한데, 신청취지에는 검사가 사건을 재기해서 처분을 내려줄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해 주어야합니다. 고소인과의 합의, 탄원, 범죄성립여부, 입국하지 못하는 이유, 그 밖에 검찰청 지침 등등... 저는 여기에 제가 해결했던 기소중지사건 미입국 해결사례등도 같이 첨부합니다. 검찰청에서도 기소중지사건을 재기하는 절차에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검찰청에서도 이렇게 해결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더군요.








작성된 재기신청서입니다. 보기에는 별 것 아닌것 같아 보이지만 50page에 달하는 서면이고, 안에는 각종 재기사유들과 증거자료들이 담겨 있습니다. 검찰청 입장에서는 재기라는 것은 해줘도 그만 안해줘도 그만인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재기될 수 밖에 없는 명분을 주어야만 합니다. 담당 검사는 대부분이 평검사이고 평검사는 부장, 차장 검사의 결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기소중지사건은 형사사건이기 때문에, 범죄혐의를 인정할지 부인할지에 대해서도 검토해야만 합니다. 혐의를 부인하기에 불가능한 사건을 부인하면서 재기신청을 하면 당연히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 수 밖에 없고 재기가 되더라도 참고인이나 피의자를 불러야만 하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이 부분도 중요합니다. 무턱대고 부인만 해서는 안되죠. 결국 이러한 판단은 의뢰인의 진술과 고소장 내용을 보고 변호인이 판단을 합니다.



본 사건은 판단이 애매한 사건이었습니다. 말씀주신 내용대로라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도 있는 사건이었죠. 의뢰인께는 "부인을 하되, 검찰에서 유죄가 인정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다만 인정되더라도 구약식 벌금 정도일 것이니 우선 재기를 하는 것이 촛점을 맞춰보시죠. 경우에 따라서는 혐의없음처분이나 기소유예도 가능합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4. <사건의 재기, 그리고 검찰의 처분>







재기사실증명서





재기신청서 접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담당 검사실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사건을 재기시키겠다. 하지만 본인의 진술서가 필요하니, 진술서를 보내달라"고요. 의뢰인에게 연락해서 진술서를 작성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양식을 잘 모르셔서, 샘플도 보내드리고요.^^; 하루만에 작성해서 보내주시더군요.




이후 저는 재기사실확인서를 검찰청에 신청했습니다. 이 사건이 더 이상 기소중지된 사건이 아님을 증명하는 서류인데, 미국에서 여권을 발급할 때 필요한 경우가 있어서 저는 항상 재기신청서를 발급해 놓습니다.



참고로 사건이 재기되면 기소중지가 풀렸기 때문에 검찰의 처분이 없더라도 여권은 발급됩니다.



진술서를 보내고 2주정도 기다린 것 같습니다. 보통 일주일이면 검찰의 처분이 나오는데, 이상하게 오래걸리더군요. 아마도 혐의를 인정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겁니다. 결국 2주만에 검찰의 처분이 나왔는데, 그결과는 아래와 같이 기소유예처분이었습니다.



참고로 기소유예는 유죄의 처분이기는 하나,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습니다. 매우 경미한 형사사건에서 내려지는 검사의 처분인데, 사실상 전과라고 볼 수도 없거니와 피의자에게 불이익도 거의 없습니다. 유죄가 인정된 사건에서 가장 경미한 처분이죠.



내심 혐의없음 처분을 기대하긴 했지만, 제가 봐도 혐의가 인정될만한 부분들이 몇 가지 존재하였기 때문에 검찰에서도 상당히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기소유예만 되어도 성공이라고 볼수 있죠.



이렇게 23년동안 의뢰인을 괴롭히던 형사사건은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입국하지도, 피의자 조사를 받지도 않고 사건이 모두 해결된 것입니다.








5. <마치며>




위 사례와 같은 장기미제 기소중지사건은 제 입장에서 보면 정말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해결하고나면 정말 뿌듯하기도 합니다.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수 십년을 따라다니던 지명수배자의 꼬리표가 떼어지는 순간이기도하고, 해외에서 대한민국 재외국민으로서 제대로된 신분증(여권)을 발급받을 수도 있습니다. 유효한 여권이 존재하기 때문에 영주권이나 시민권도 발급받을 수 있게 될 것이며, 공항 출입국관리대에서 더 이상 맘졸이지 않아도 되고, 꿈에 그리던 대한민국으로의 입국도 가능합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들도 볼 수 있겠죠.



저는 기소중지사건 뿐만 아니라 다른 형사사건도 정말 많이 다룹니다. 성범죄, 상해죄,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이나 성매매사건 등등... 사기 횡령 배임 사건은 정말 많고요.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은 기소중지사건입니다. 기소중지 사건을 의뢰해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짧게는 4~5년, 길게는 20년 이상 이 사건으로 고통을 받고 계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어떻게보면 가슴에 응어리진 한을 푸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저는 일로 하는 업무이지만 의뢰인들에겐 수십년의 세월을 다시 되찾아주는 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기소중지사건은 체포, 지명수배, 출국금지, 불법체류 등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어서 매우 어렵게 여기시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든지 해결가능하고, 의외로 쉽게 해결된 사례도 정말 많습니다.



해외에 계신 분들을 위해 다양한 상담 창구를 마련해 놓았으니,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편히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