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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바뀐 형사소송법

관리자 2022-06-21 조회수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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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찰의 불송치결정

형사사건은 경찰의 수사, 그리고 검찰의 수사와 공소제기, 법원의 재판의 단계로 진행됩니다.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경찰단계에서 입건되면 기초사실을 특정하고, 정리하여 검찰로 송치하면 검사가 기소여부를 판단하였으나, 2021년부터 형사소송법이 대대적으로 개정되면서 경찰에서 송치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즉 경찰의 판단으로 사건을 송치하지 않을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이를 불송치라고 합니다.

불송치결정은 불기소결정과 매우 유사한 효과를 갖습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수사기관의 최종판단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인정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2. 불송치 결정에 대한 통제장치

다만,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검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느냐고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2호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없이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도록 하고 있죠. 사법경찰관은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불송치하는 경우 불송치 결정문과 사건기록 등 기록을 검사에게 보내야하고, 검사는 90일동안 사건의 기록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만약 검사의 판단으로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이 들면 수사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검사 직권으로판단하지 않는 경우에도 고소인은 이의신청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많아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인데, 다만 이의신청이라는 것은 과거 불기소결정에 대한 항고나 재정신청과 유사한 개념이기 때문에 막연히 이의만 한다고 될 것은 아닙니다. 이의신청을 위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죠.

3. 경찰의 불송치결정을 종국적인 처분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

과거 검찰의 불기소결정처럼 경찰의 불송치 결정도 유사한 효과가 있음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습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으로 사건은 종결됨이 원칙이므로 종국적인 처분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종국적인 처분인지 잠정적인 처분인지에 대해서는 검경 수사권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문제입니다. 만약 종국적인 처분이라고 한다면 검사는 직접 수사를 할 수 없으므로 수사가 종결되고,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검사가 수사를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며, 잠정적인 처분이라고 한다면 검사의 기록검토는 수사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수사의 적절성까지 심사하게 되며, 경찰 수사의 위법성이나 부당함이 발견되는 경우 재수사요청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검사는 기록을 보고, 경찰의 판단을 승인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사실상 수사권이 온전히 독립적으로 경찰에게만 있다고 볼수가 없는 상황이 됩니다. 이는 개정된 형사소송법의 개정취지에도 반할 소지가 있는 것이죠.

제가 볼때는 경찰의 불송치결정은 종국적인 처분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경찰의 처분 후에도 검사는 기록을 검토하여 직권으로 수사를 할 수 있고, 고소인의 이의신청만으로도 검사가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헌법소원 제도나 항고, 재정신청등의 절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잠정적인 처분이라고 봄이 타당할 것입니다. 외부기관에의 불복절차는 경찰에서의 종국처분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4. 마치며

2021년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경찰, 검찰, 변호인 등 업무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특히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경찰 수사단계가 매우 중요해졌는데, 실체적으로 무혐의와 기소의견 송치결정의 경계선에 있는 사건이라고 한다면 기초사실을 정리하고 증거자료를 취합하며, 피의자와 고소인의 진술을 확보하는 단계인 경찰단계에서 사건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변호인의 조력을 첫 피의자조사때부터 받아야 할 이유가 커졌습니다. 단 한번의 변호인의 조력으로 사건이 완전히 다르게 흘러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