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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건의 사기사건으로 체포영장까지 발부되었으나 전부 무혐의로 종결된 사례

관리자 2022-09-15 조회수 502

안녕하세요. 구본준변호사입니다.



오늘은 기소중지 해결 사례 중 기억에 남는 사건 하나를 소개해 드려볼까 합니다.



참고로 이 사건은 2012~3년 경 발생한 사기사건으로 피해금액 총 18억 원, 피해자는 6명이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각 피해자별로 사건번호가 부여되어서 총 6건의 사기사건으로 형사입건되었고 피의자인 의뢰인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이유로 기소중지처분이 내려져있었던 데다가 체포영장까지 발부되어 있었던 사건이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사건은 6건의 모든 사건들이 경찰, 검찰단계에서 모두 무혐의, 각하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체포영장도 집행되지 않았는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이 사건의 경위



피의자 K씨는 대한민국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하던 사람.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던 중, 해외운영을 담당하였던 직원의 횡령으로 인해 해외사업부는 폐업하고 이후 은행에서의 대출연장도 막히게 되자, K씨가 운영하던 법인은 결국 도산함.


도산 당시 피의자 K씨는 베트남에 머물고 있었음.


이후 K씨에게 투자를 하였던 사람들은 2013년 경 K씨를 서울동부지검에 사기죄로 직고소하였고, K씨가 해외에 있는 이유로 체포영장이 발부됨. 고소금액 총 18억, 고소인 총 6명.


위와 같은 상황에서 K씨는 저희 법무법인에게 연락하여 사건의 해결을 의뢰함.





위 내용은 의뢰인의 비밀보장을 위해 일부 내용을 각색하였으나, 대강의 맥락은 일치합니다.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던 의뢰인께서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던 중 직원의 횡령 등 예기지못한 사건으로 인하여 결국 도산하였고, 그 결과 형사고소까지 당하게 된 내용인데요.



2013년에 고소를 당하셨는데 계속 해외에 머물고 있었던 이유로, 2020년에서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를 찾았고 결국 저희 법무법인에 사건을 의뢰하여 주셨습니다. 아마도 체포영장이 발부되어있었기 때문에 입국하기 두려우신 것도 한 몫하였을겁니다.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는 것은 공항에서 체포되어 구속된 상태로 재판까지 갈 확률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니까요.



이제부터 이 사건을 해결해 보죠.




2.사건조회 및 검토




사건을 의뢰해 주시는 분들은 본인의 사건이다보니, 기초사실을 세세하게 알고 계시겠지만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사건의 기초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합니다. 기소되어 재판 중인 사건이라면 모든 사건 기록을 볼 수 있겠지만, 아직 수사중인 사건이라면 관련 기록도 확보가 쉽지 않죠.



이러한 이유로 저는 사건을 맡게되면, 우선 사건 조회와 기초사실을 정리하여 법리검토부터 합니다.



사건을 검토하기위해 첫 번째로 확보해야하는 것은 고소장입니다. 간혹 수사중인 사건은 고소장을 보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고소장이 존재하는 수사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10일정도면 공개가 되니, 형사사건으로 고소된 분들은 반드시 고소장부터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고소내용을 알아야 그에 맞게 대응을 할 수 있겠죠.









참고로 기소중지 된 사건은 모든 기록이 검찰청에 존재합니다. 직고소된 사건뿐만 아니라 경찰에서 기소중지의견으로 송치된 사건도 모두 검찰청에서 기록을 보관하기 때문에 검찰청에 고소장정보공개를 신청해야합니다.



고소장이 공개되고, 형사팀에서 수차례 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사건의 기초사실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고소장 등 관련 자료들이 확보되면, 그 자료들을 기초로 형사팀 변호사님들을 모아 회의를 진행합니다. 회의결과, 변론의 방향을 정하게되고 방향이 정해지면 그 방향에 맞게 자료를 확보하고 수사기관과도 협조를 하게 되죠.



검토결과, 본 사건은 몇 가지 이유로 혐의 없음(무혐의)를 주장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결론을 도출하였는데요.



금원을 투자하고 이에 따른 수익금을 수회 수령하였고, 실제 투자된 금원이 용처에 맞게 사용되었다는 점, 이후 해외담당직원의 횡령으로 인하여 부도가 나게된 점을 살펴보면 사기의 범의를 입증하기 어려운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민사사상 채무불이행에는 해당할 수 있을지언정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 사건이었습니다.



다만, 피의자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어있는 점, 피해금액이 비교적 다액(총 18억 원)이고, 피해자가 여러명(6명)인 점인 이유로 이 사건은 반드시 입국해서 경찰조사를 받아야만 종결을 지을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미입국상태에서 재기신청서를 접수한다고 하더라도 부재기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었죠.




3. 체포영장의 반납, 그리고 피의자 조사




체포영장이 발부된 기소중지 사건이 어려운 이유는 이 사건이 구속사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입국시 공항에서 체포가 되고 체포이후에는 구속영장이 발부되곤 하는데, 일단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의자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결을 위해서 선결해야하는 조건은 체포영장의 반납이죠. 원칙적으로 이미 발부된 사건은 체포영장이 반납되지 않습니다. 특별한 사유가 존재해야만 영장은 반납됩니다. 이러한 사유가 존재함을 수사기관에 어필하는 것도 변호인이 해야할 일이겠지요.



우선 저는 각 사건의 담당 검사실에 이 사건에 대한 변호인 의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습니다. 피의자가 운영하던 회사가 도산하면서 투자금을 반환하지 못한 경위에 대해 말씀드리는 한편, 실제 투자금이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연히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고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야기하였죠.



이에 검찰청에서는 "반납은 어렵다. 다만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집행을 유예할테니 우선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고 영장청구 여부는 이후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회신을 보내왔습니다. 쉽게말해 공항에서 체포는 하지 않을것이나 피의자 조사 후에 풀어줄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체포영장이 반납되지 않았지만 이정도로도 충분했습니다. 적어도 범죄혐의를 입증하기에 충분치 않은 점,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음이 어느정도 소명되었기 때문에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도록 사전조치는 취한셈이니까요.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나 구속사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으로 만들어 놓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수사기관과 사전에 협조를 마무리해 두었기 때문에 입국은 순조롭게 이루어졌습니다. 공항에서의 체포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은 바로 귀가하여 2주간 자가격리를 하였고 이후 변호인 동행하에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피의자조사는 거의 하루종일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건이 많다보니 모든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었죠.



조사결과 구속영장은 청구되지 않았고 불구속으로 사건은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4. 최종결과는 전부 혐의 없음, 각하



조사가 길었던 만큼 각 사건에 대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도 수개월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기소중지 된 사건은 검찰에서 조사를 하기도 하지만, 관할 경찰서 담당 수사관에게 수사지휘를 내려 수사를 하게끔 하기도 하기 때문에 경찰과 검찰 사이에 여러번 사건이 왔다갔다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일이 많이 소요될 수 밖에 없고, 인사이동 등으로 처분이 더 늦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본 사건은 여러건의 형사사건이 별개의 사건으로 존재하였는데, 때문에 각각의 담당 검사가 다르고 담당 경찰도 달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사건의 처분이 내려지는데 시간이 한참 걸렸죠.



최종 처분은 혐의없음 그리고 각하였습니다. 혐의없음 처분은 피의자의 범죄혐의가 없다는 검찰의 처분을 말하고, 각하는 소추할 공공의 이익이 없거나 고소장 내용만으로도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 내리는 검찰의 처분을 말합니다. 최근에는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바뀌었는데, 이를 불송치결정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본 건은 2020년에서 2021년사이에 걸쳐서 각 사건들이 병합되고 처분이 내려졌는데, 이러한 이유때문에 일부는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고, 일부는 경찰에서 불송치결정과 각하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처분 이름이야 어떻든 실체는 모두 혐의없음 처분이었습니다.








5. 마치며



본 사건은 제가 맡아 진행했던 기소중지 사건 중 수사 기간으로만 놓고보면 가장 오래걸렸던 사건이었습니다. 사건 수가 많고 내용이 복잡하였던 것도 그 원인이겠지만 2021년부터 시행된 새로운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이 분리된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검사만이 최종적인 처분을 내릴 수 있었던 2021년 이전과는 달리 2021년부터는 경찰이 법리를 수사를 하고 판단도 내려야하기 때문입니다. 경찰의 업무가 가중될 수 밖에 없다보니,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면 한참을 기다려야하더군요.



물론 이 사건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건으로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금액이 비교적 다액인 점도 처분이 늦어진 이유일 것 입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사건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기소중지사건에서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이 구속수사였는데 구속수사로 진행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사건은 전부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으니까요.



본 사건은 어떻게보면 8년을 해외에서 도망자의 신세로 살아왔던 의뢰인의 이야기입니다. 8년의 시간이 짧다면 짧은 기간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사실 상당히 긴 시간이죠.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본인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는 사실에 무섭고 두려울 수 밖에 없을겁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소중지사건을 다뤄 본 제 경험상 체포영장은 매우 쉽게 발부가 됩니다. 범죄혐의가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건은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을 확률도 매우 높기때문에 일단 사건에 대한 조회부터 시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소장 내용을 파악하고 실제 본인이 갖고 있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형사사건 해결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에게 검토를 받아보세요.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보이실겁니다.